<앵커1>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농작물도 사람도 사라질 것이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이 경고한 말인데요.



<앵커2>

실제 기후변화 위기로 전국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

권정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노천식 씨는 벌통을 열어보고

두 눈을 의심해야 했습니다.



월동 중이던 벌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40년 넘게 꿀벌을 키웠지만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 노천식 한국양봉협회 창녕지부장

11월 한 10일쯤에 벌통 내부를 살펴보고 12월 초에 (다시) 봤으니까, '한 20일 그 사이에 벌이 없어졌다…'. 9월 중에 이제 양성된 월동군이 계속 유지가 돼야 하는데 유지가 안 되고 없어져 버리니까 황당한 거죠.







벌통 600개 중

남아있던 7개의 상태도 심각했습니다.



개체 수가 적다 보니

추위에 민감한 꿀벌은 동사했고,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성장 중인 벌들은 폐사했습니다.



한 벌통에서 생활하는 벌들은 대략 3만여 마리,



한 해를 보내고 겨울을 나며 절반가량 줄지만,

2월부터 다시 알을 낳고 무리를 갖춰

5월에 꿀을 채취합니다.



자칫 한해 꿀 농사를 망칠 수도 있었습니다.



일명 꿀벌 실종 현상은 이 농장만의 일은 아닙니다.



창녕 150여 양봉농가 95%가 피해를 봤고,

남부지역을 시작해 전국으로 번졌습니다.



cg//3월 기준 전국 18%에 해당하는 4,500여 농가,

41만 7천 개가 넘는 벌통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유는 질병이나 천적 등 복합적이지만

이상 기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월동 중이던 꿀벌이 계절을 착각해 나간다면,

체력이 약해져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낮은 기온에 동사할 수 있습니다.



> 박정준 경상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

꿀벌이 사라지게 된다면 작물들을 제외하고 토마토나 배 사과 딸기같이 기호식품이라든지 과일 같은 것들을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일이 생기게 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야생 꽃들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열리는 시간하고 공간적인 불일치가 생기게 되고 질병이라든지 혹은 천적들을 굉장히 가속화시킬 겁니다.





농작물의 수정 70%를 꿀벌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과일·채소 등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지금.



사라진 꿀벌은

기후위기는 가상이 아닌 현실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권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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