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두 번째 장애인의 날입니다.

비장애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접하는 일상은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요?



장애인을 이해하고, 차별 없는 삶을 만들자고 외치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곳곳에서 불편을 겪고,

때로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홍아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중증장애인 이민호 씨.

은행의 창구 영업시간이 지난 시각, 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기기 앞에 앉았지만,

카드를 넣고 빼는 것도 어렵고

화면도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공공시설의 무인단말기도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 책을 찾아도 손이 닿지 않아

고를 수 없을 때도 있고,



만약 골랐다하더라도

높은 곳에서 책이 나오면 꺼낼 수 없습니다.



[홍아영/기자]

“휠체어를 타고는 도저히 책을 뺄 수 없는 상황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은 말 그대로 장애인의 차별받지 않는 삶을 위해 지난 2007년에 제정됐고, 무인단말기 관련 내용은 지난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동등한 접근과 이용’만 명시돼 있을 뿐

세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이민호]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무인 식당, 키오스크 사용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는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키오스크 구조, 아까 말씀드렸던 높이나 휠체어 발판이 들어가지 않는 것. 그런 문제들로 인해서 상당한 불편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빨대가 생필품인 이수나 씨.

물을 포함한 모든 음료는 빨대로만 마실 수 있어

스물네 시간 빨대를 꽂아두고 씁니다.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친환경 빨대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이수나]

“저도 종이 빨대 사용하는 데에는 동의해요. 플라스틱 빨대는 구부러지는 빨대가 있는데 종이 빨대는 구부러진 빨대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키 높이가 안 맞아서 먹기가 힘들더라고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손이 닿는 곳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항균필름.

항균필름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읽기 어렵게 됐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들을 위한 변화를 찾긴 어렵습니다.



항균필름에 똑같이 점자를 적어서 항균필름을 붙이는 일은

비장애인에게는 선택사항이지만, 장애인에겐 생존과 직결된 일입니다.



[김시형/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

“먹고 싶은 것을 먹으러 가고, 안전하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싶을 때 교육받고…. 비장애인에게 일상생활이잖아요. 그러한 곳에서의 불편함이 장애인에게는 존재하는 것이죠.”



장애인의 날이 제정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이날 하루 반짝 관심이 모이는 기념일로만 남은 것은 아닌지

사회 전체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헬로TV뉴스 홍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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