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장기화되면서 여수 국가산단의 활기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 같은 변화가 지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송아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여수 국가산단 전경 / 여수시 제공]
[여수 국가산단 전경 / 여수시 제공]

[리포트]

지난 1970년대 설립된 여수 국가산업단지입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로, 220여 곳의 기업이 입주하고 있습니다.

주로 플라스틱과 옷, 타이어에 쓰이는 에틸렌과 합성고무 등 기초 소재를 만드는 업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곳을 포함한 국내 석유화학 원료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의 평균 가동률을 살펴봤더니 지난 2021년 93%에서 점차 감소해  2년 만에 20% p 하락했습니다.

여수 산단의 A 업체는 원료 공장 가동을 중단하다 매각을 검토 중이고 또 다른 공장 역시 이달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B 업체도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생산 능력을 조절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고흡수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만 남겨두고 나머지 사업부의 몸집을 줄이면서 석유화학 사업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 같은 구조 개편에 나선 이유는 먼저 중국 기업 제품 대비 가성비와 생산성의 비교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점이 꼽힙니다.

3년 전부터 중국이 석유화학 설비를 대규모로 증설해 저렴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게 수지에 맞는 상황에 이른 겁니다.

이렇다 보니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지역 경제에도 영향이 미칠까 우려가 커지는 상황.

전문가는 산업 구조 특성상 석유화학 산업이 단기간에 다른 산업으로 변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기존 제품 생산 라인이 빠져나간 영역이 이차전지나 수소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 김태은 / 여수상공회의소 기획조사부장 : "다른 고부가가치 성향의 공장을 대체해서 짓겠죠.구상을 하고 있겠죠. 범용 소재 위주의 공장인데 갑자기 정밀화학으로 3년 안에 바꾸겠다…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구조적으로."

기존 대량 생산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중국 석유화학업계의 도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수 산단 업체들의 대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헬로tv 뉴스, 송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임윤민

#그래픽: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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