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지방 부동산시장은 장기간의 침체와 구조적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과 산업기반 약화로 인해 거래량이 감소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누적되며 자산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고령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은퇴 후 교육·문화·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기반은퇴자공동체(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 UBRC)는 지역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략적 대안으로 주목된다. UBRC는 대학을 중심으로 고령층 주거단지와 교육·의료·문화 서비스를 결합한 커뮤니티로,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UBRC는 단순한 주거개발이 아니라, 인구 유입·산업 활성화·도심 재생을 동시에 유도하는 종합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첫째, 안정적 수요 기반 창출이다. 외부 은퇴자의 장기 거주를 유도함으로써 지역 주택 수요가 안정적으로 확보된다. 특히 은퇴자들은 단기 전세나 월세보다 장기 소유·거주 형태를 선호해 매매시장 안정에 기여한다. 둘째, 상업·서비스 부동산 수요 확대다. UBRC 입주민은 생활편의시설, 의료시설, 문화공간 등을 필요로 하므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된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며 신규 점포·서비스업 창업이 늘어난다. 셋째, 도심 재생과 유휴부지 활용이 가능하다. 구도심의 빈집, 노후 건물, 유휴 부지를 UBRC 주거동·커뮤니티 센터·창업공간으로 리모델링하면 도시 재생과 부동산 가치 회복이 동시에 가능하다.
지역 부동산시장의 회복과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UBRC를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대학 인근 맞춤형 시니어 주거단지 개발이 가능하다. 입지 전략으로 대학 캠퍼스로의 접근성이 좋고, 의료기관·문화시설과 인접한 부지를 선정한다. 상품 기획은 베리어 프리(barrier-free) 설계, 소형 평형대, 커뮤니티 라운지, 헬스케어 시설을 포함한다. 부동산금융 측면에서 분양과 임대 모델로 구분한다. 장기 임대형, 분양형, 리츠(REITs) 구조 등 다양한 금융모델을 적용. 두 번째, 상업·서비스 시설의 복합 개발을 유도한다. 의료·웰빙 시설로 대학병원·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한 건강관리센터, 재활클리닉을 문화·교육 시설로는 평생교육관, 공연장, 갤러리 등 입주민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 가능하도록 한다. 또한, 상권 연계를 통해 카페, 레스토랑, 생활편의점 등 소규모 상권을 UBRC와 연계해 상업용 부동산 가치를 제고한다. 세 번째, 구도심 재생형 UBRC 도입을 유도한다. 빈집·노후 건물 리모델링 방안으로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주거와 커뮤니티 기능을 부여한다. 더불어 지역 도시재생 뉴빌리지 사업 등 정부 지원사업과 결합해 개발비 부담을 완화하고, 주민 수용성을 높인다. 네 번째, 부동산 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민관협력 또는 리츠를 활용한다. 민간·공공 협력은 지자체가 토지·인프라를 제공하고, 민간 시행사와 대학이 공동 개발·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더불어 부동산 펀드·리츠 활용 안정적인 임대수익 구조를 갖추고 투자자 참여를 유도한다.
UBRC가 지역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한 인구 유입 정책이 요구된다. 은퇴자 전용 정주지원금, 의료·교육 서비스 할인, 지역 커뮤니티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대학·지자체·민간 간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초기 계획 단계부터 토지 이용, 개발 규모, 운영 구조를 공동 설계하여 사업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 또한 요구된다. 고령자 주거단지 개발 시 용적률 상향, 세금 감면, 장기 거주 계약 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특화 전략 반영을 검토해야 한다. 해양도시는 해양레저, 산악도시는 트레킹·웰빙, 농촌지역은 농촌체험·힐링을 결합하는 등 차별화가 필요하다. UBRC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문화 자원과 고령자 주거 수요를 결합해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와 부동산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은퇴 인구 유입 → 주거·상업 수요 증가 → 부동산 가치 회복 → 지역경제 활성화로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지자체와 지역 대학의 윈-윈할 수 있는 통찰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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