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민 :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이제 서서히 기력을 잃어가고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가을은 건조하고 큰 일교차가 특징인데, 이런 계절적 변화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며 어떤 증상이 잘 나타나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동하 : 가을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습도는 낮아져 공기가 건조해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호흡기와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코와 기관지는 건조하면 방어력이 약해져 쉽게 감염이 생기고, 피부 역시 수분을 잃어 가렵거나 갈라지는 증상이 흔히 나타납니다. 또한 일교차가 커지면서 자율신경계가 긴장하여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올라갑니다.
한의학에서는 가을을 ‘폐’의 계절이고, 또한 조금(燥金)의 기운이 강한 계절로 보는데요. 그래서 가을의 건조한 기운의 폐와 피부를 상하게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기침, 가래, 목의 건조감, 피부 건조증이 흔히 나타납니다.
윤경민 : 지난 여름에는 열대야 때문에 잠못이루는 밤의 연속이었는데, 이제는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래도 환절기니까 특히 어르신들은 아침 저녁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을 가장 주의해야 할까요? 한의학에서 권장하는 가을철 건강관리의 기본 생활습관이 있을까요?
한동하 : 열대야가 끝나며 수면은 조금 나아지지만, 아침저녁 기온차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벽에 혈압이 급격히 오르거나, 기온 변화로 면역력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겉옷을 챙겨 체온 변화를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점막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가을철 건강의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운을 수렴(收斂)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운을 수렴한다’는 것은 기운을 몸 밖으로 발산시키지 않고 몸 안으로 당겨서 저장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운을 모으고 저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과도한 땀 흘리기, 야간 과로 등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기운을 수렴하는 방법으로 사과나 오미자, 식초 등 신맛 음식을 즐겨 먹는 것도 좋은데요, 과일의 유기산, 발효식품 등의 신맛은 기운을 수렴하면서 가을철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윤경민 : 가을철이 되면 피부 건조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떻게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지 한방적 접근법을 소개해 주세요.
한동하 : 가을철 피부 건조는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피부 장벽 약화로 염증이나 가려움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세안이나 샤워 시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자주 때를 미는 목욕은 삼가고 가볍게 물로만 샤워를 해도 좋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가을철에는 폐를 윤택하게 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때는 배, 은행, 맥문동, 구기자 같은 재료를 차로 달여 마시면 폐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도움이 됩니다. 보습제로는 수분 베이스와 유분 베이스 보습제를 적절하게 섞어서 바르고, 아침 공복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나 생들기름을 한 숟가락씩 먹어도 좋습니다.
윤경민 : 환절기 면역력 저하와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차(茶)가 있을까요?
한동하 :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면역 세포가 예민해져 감기에도 쉽게 걸리는데요, 이때 비타민 C가 풍부한 제철 과일(배, 귤, 감 등)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좋습니다. 그리고 음식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대량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방차로는 생강차가 대표적입니다. 생강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면서 감기예방에도 좋습니다. 그리고 대추차도 좋은데, 대추차는 위장과 기혈을 보해 피로와 면역 저하를 예방하고, 도라지차는 기관지 염증을 줄여 호흡기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물을 충분하게 마시는 것도 폐기관지를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윤경민 :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중요합니다. 환절기에 떨어지기 쉬운 면역력을 높이고 정서적 안정을 위해 우울감, 피로감을 낮추기 위한 한의학적 방법이나 생활 요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한동하 : 가을에는 낮이 짧아지고 햇빛이 줄어들면서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우울감이나 피로가 잘 생깁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햇빛이 좋은 날에는 낮에 외출을 해서 햇빛을 자주 쬐고,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을 환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명상과 호흡법은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정서적 회복에 큰 도움을 줍니다. 호흡은 가급적 복식호흡을 하되 내쉬는 숨을 길게 하면 좋습니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지압을 해 주는 것도 좋은데요, 손목에 있는 신문혈과 내관혈이 좋습니다. 신문혈은 손목 안쪽에서 새끼손가락 쪽 끝에 움푹 파인 곳인데요, 심장의 기운을 조화시켜 흉통, 불안, 초조, 불면을 완화하고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그리고 내관혈은 손목 안쪽에서 팔꿈치 쪽으로 자신의 손가락 3개를 붙인 거리만큼 떨어진 곳으로 가슴 두근거림, 불안, 불면 같은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고, 또한 소화기계 기능을 조절해 가슴 답답함, 구역감 등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윤경민: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면서 더욱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꿀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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