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케이블TV공동기획 우리동네 영웅입니다.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로 30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집을 잃었지만 그 참혹한 현장에도 자신보다는 이웃을 살피며 돕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생계 수단인 살수차를 이끌고 산불끄기에 나선 주민, 목숨을 걸고 화마와 사투를 벌인 소방대원,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이런 분들의 손길이 있기에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사회에 훈훈한 온기가 퍼지는 것 아닐까요.

박건상 기자가 우리동네 영웅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전국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이 산불 진화에 나섰다. 
전국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이 산불 진화에 나섰다. 

경북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낸 초대형 산불. 

괴물 산불이 산림과 마을을 집어삼키는 긴박한 순간, 평범한 일상을 살던 우리 이웃들은 영웅으로 변신했습니다.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군으로 번진 지난 25일.

불기둥이 덮친 마을에 민간 살수차가 나타났습니다. 

한 주민이 자신의 생계 수단인 살수차를 끌고 나와 소방차에 물을 공급하고, 소방차가 미쳐 출동하지 못한 마을로 가 불을 끄며 홀로 고군분투했습니다. 

[현장녹취...경북 청송군 살수차 기사]

"저희 동네에 불이 났기 때문에 일단 불을 끄고 봐야죠.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 되죠. 저는 어제부터 양수발전소 쪽으로 불이 많이 났다고 해서 그쪽에 물을 한번 뿌려주고 오늘 또 제가 일부러 전화해 갖고 찾아서 나온 거예요."

이 영웅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자신의 이름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산불이 의성에서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 확산되면서 전국에서 소방대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산불로 주택 등이 무너져 내렸다. 
산불로 주택 등이 무너져 내렸다. 

이들은 주민들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일주일 넘도록 밤낮으로 화마와 사투를 벌였습니다. 

산청 산불 현장에선 등짐펌프 하나 짊어지고 산불 진화에 나섰던 산불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충남 홍성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한 소방대원은 철조망에 옷이 찢기고, 가파른 산에서 넘어지기도 하지만 산불을 꺼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소방 호스를 잡았습니다. 

[인터뷰...박기만 / 충남소방본부 특수진화대원]

"힘들어도 해야죠. 국가적 재난사태에 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화재진압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를 잡고 비탈면에서 (진화를)하다 보니까 바람이나 이런 것 때문에 순식간에 화재 연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산불 피해 지역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집들은 화마에 무너지고, 세간살이는 숯덩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자 : "청송군과 인접한 영양군 지경리입니다. 이 야산에서 불이 붙으면서 이곳 주택들까지 화마가 덮쳤는데요. 당시 얼마나 긴박했던지 차량용 소화기까지 사용한 흔적이 있고, 이쪽으로 와보시면 주택의 벽면까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산불 이재민 대피소 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어 이재민을 돌봤다. 
산불 이재민 대피소 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어 이재민을 돌봤다. 

한 순간에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대피소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습니다.

한 봉사자는 자신도 산불 피해를 입었지만,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인터뷰...임윤분 /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회장]

"저희 아버지도 집이 탄 상테인데 저희 부모님들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피해도 잇따라 구조의 손길이 모여들고 있다. 
동물들의 피해도 잇따라 구조의 손길이 모여들고 있다. 

까맣게 그을린 몸뚱이.

산불 현장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다 입은 상처.

불길을 피할 수 없었던 가축과 애완동물을 구조하기 위한 손길도 보태졌습니다. 

[인터뷰...손성지 / 자원봉사 수의사]

"강아지는 대피를 못한 상태로 묶여 있고 이런 경우가 많아서 그런 동물을 위주로 구조를 하고 응급조치 받고 그다음에 심하게 아픈 동물들은 저희 병원뿐만 아니라 대구지역이나 이 근처로 호송해서 치료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를 돌보는 자원봉사 수의사의 모습. 
산불 피해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를 돌보는 자원봉사 수의사의 모습. 

국가적 재난 속에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묵묵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하는 작은 영웅들입니다.

헬로tv뉴스 박건상입니다. 

헬로tv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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