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케이블 TV 공동기획 '우리동네 영웅' 시간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급식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인데요.

대구에서는 올해로 21년째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해밥차 최영진 단장을 소개합니다.

Sk브로드밴드 김민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침 7시, 최영진 단장이 직원 1명과 함께 냉장고와 창고에 보관해 놨던 식재료들을 차량에 부지런히 싣습니다. 

아침에 오기로 했던 자원봉사자가 두 명밖에 되지 않아 몸은 더 바빠졌습니다. 

작업이 끝난 뒤 곧바로 향한 곳은 인근에 있는 식자재마트. 고기와 대파, 김치 등 부족한 식재료를 서둘러 담습니다. 

누군가에겐 절실한,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해 주는 최영진 대구 사랑해밥차 단장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를 가진 최 단장은 1999년 대구에서 장애인 풍물예술단을 결성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수익금은 한 번 공연에 30만 원 정도. 

최 단장은 차라리 이 돈을 모아 좋은 일에 쓰자며 단원들에게 제안했고, 그들과 함께 2004년 무료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최영진/사랑해밥차 단장: "(수익금을) 모으면 돈이 되니까 좋은 일을 한 번 해보자 그래서 거리 공연도 하고 이래서 우리가 밥차를 조그맣게 자동차 어찌 좀 싼 걸 하나 사 가지고 놓고, 솥 3개 놓고, 조그마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이렇게 커지게 됐습니다."]

오전 9시, 식자재를 실은 차량이 급식장소로 도착하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천 명분의 음식 조리가 시작됩니다. 

사랑해 밥차의 유일한 직원, 20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예영옥 팀장도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빠르게 움직입니다.

[예영옥/사랑해밥차 팀장: "그냥은 못합니다. 아무나 못 합니다. 정말로 봉사하는 마음이 기분이 안 깔리면 해 나갈 수가 없어요.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이고 그래서 항상 같이 열심히 도와서 해야 되겠다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거죠."]

[기자: "지금 시간은 오전 11시 20분이 조금 넘은 시간입니다. 아직 배식이 시작되려면 40분 정도가 남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벌써 수백미터 긴 줄이 생겼습니다. 사랑해밥차 무료급식을 하는 날이면 하루 평균 1천 명이 넘는 인원이 모입니다."]

무료급식 이용자들은 최 단장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김철운/대구 달서구 진천동: "먹고 모자라서 더 달라고 하면 더 주고, 좀 사람이 어질다고 할까요? 없는 사람들을 무시 안 하고 가까이 하면서 차별 없이 좋은 분입니다. 본받을 만한 그런 사람입니다."]

코로나19까지 버텨낸 그이지만 요즘은 계속된 불경기와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후원이 급감한 게 너무나 힘이 듭니다.

[최영진/사랑해밥차 단장: "내일 급식을 해야 하는데 쌀도 없고, 반찬거리도 없고, 돈도 없고 그럴 때는 또 그날 이제 마지막으로 이거 다음 주에는 하겠나 이런 상황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와서 혹시 여기 쌀이 필요하냐고 물어서 트렁크에 차에 싣고 와서 주신 적도 있습니다."]

최영진 단장에게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이 밥차를 이을 사람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올해 나이 69, 자신이 그만두면 무료급식소가 중단되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최영진/사랑해밥차 단장: "그냥 남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봉사를 한 번 해보자고 시작하게 된 것이 세월이 이만큼 흘러서 이제 21년째가 된 것 같습니다. 뭐 큰 다른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냥 생활하는 데 사람들이 다 그런 마음이 있을 거예요. 기회가 안 되고 누가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고 그렇지 해 보면 정말 괜찮습니다."]

B tv 뉴스 김민재입니다.

 

영상취재: 김송호(SK브로드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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